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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 신자유주의 거시경제학의 대가들
어트레이유
2011. 10. 13. 22:33
- ▲ 심스 교수(왼쪽), 사전트 교수.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일(현지 시각) "거시경제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한 실증적 연구 공로를 인정해 두 사람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두 교수는 1968년 하버드대 경제학과에서 함께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때 미네소타대학에서 함께 교수로 일한 인연이 있다. 두 교수는 계량(통계)을 중시하는 주류 경제학자로 분류되며, 정부의 개입 없이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인간이 경제를 잘 유지하고 이끌 것이란 기본 가정 아래서 각종 경제 현상을 분석했다.
사전트 교수는 1990년대 시카고대에서 동료로 근무하던 로버트 루커스 교수(19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와 함께 '합리적 기대이론'을 무기로 케인스학파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심스 교수는 '벡터자기회귀모형(VAR·Vector Autoregression)'과 '심스 테스트(Sims Test)'라는 통계 분석 방법을 개발했으며, 각종 수식을 동원해 경제의 인과 관계를 분석하면서 주류 경제학의 사상을 뒷받침했다.
경제 위기를 계기로 주류 경제학이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심스 교수와 사전트 교수의 공동 수상은 의외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거꾸로 위기 상황에선 거시경제 분석 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이들에게 상을 줌으로써 다른 학자의 연구욕을 자극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미네소타대 재학 시절 두 교수 밑에서 공부했던 강문수 전 금융통화위원은 "두 교수는 학파에 상관없이 경제 분석 모델을 세우는 데 세계 최고의 대가로 통한다"면서 "두 교수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를 맞아 새로운 거시경제 분석에 대한 갈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전트 교수는 2006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고문 교수로 위촉된 경력이 있고, 한국을 자주 방문해 '지한파(知韓派)' 학자로 통한다.
>>> 미국이 시장경제에 입각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현재까지 얻은 것은 부채와 서민경제 악화이다. 현재 미국의 젊은이들은 이런 신자유주의의 실패에 따른 취업난과 높은 실업률에 대한 분노로 월가에서 시위 중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개입이 없이도 경제가 월활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거시경제학자 두 명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은 상징적이다. 이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경제에 경기침체에 대한 해법이 있을 거라는 주류 지식인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다. 새로운 거시경제학에 대한 갈증과 더불어, 이러한 기대심리가 충족될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