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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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Nam City
요즘 나는 강남에서 일을 하고 있다. 서울의 러시아워를 온몸으로 느끼며 출근하는 아침. 각자의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워 사람들은 자꾸만 이리저리 움직여 다니고 있다. 고층빌딩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강남의 한 조각은 나른하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이 곳 강남이 이토록 나른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그 곳을 바쁘게 오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단서다. 그들은 돈을 위해, 자신을 위해 이리저리 오고가고 있을 뿐, 인간적인 휴머니즘이 없다. 휴머니즘이 없는 도시의 모습은 이렇다. 좀비영화가 남다른게 아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좀비들은 인간 욕망의 찌꺼기를 가리키고 있다. 모든 생체 능력이 정지되고 단 하나의 욕망, 식욕만이 남은 그들은 살아있는 것들의 고기를 갈구한다. 마찬가지다. 이 도시..
2011.03.11 -
지하철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3호선 교대역에서 전동차에 올라타자마자 수레에 쌓인 커다란 과일 상자들이 보였다. 몇 정거장 지나자 전동차 저 쪽 끝에서 누군가 딸기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등이 아치형으로 굽은 그 할머니는 딸기상자를 들고 이 쪽 무더기로 오는 동안 몇 사람에게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권하셨다. 이내 더듬거리는 발걸음으로 무더기 앞에 도착한 할머니는 손에 들고 있던 딸기상자를 수레 위 과일상자 위에 합쳐놓는다. 수서역에 이르렀다. 할머니는 "내려야 하는데" 를 연신 되뇌이며 앞에 있는 청년들을 바란다. 수레는 두 개. 할머니는 혼자. 청년들은 아니 일어설 수 없다. 목적지가 그 곳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우물쭈물하며 이내 과일상자가 올려져 있는 수레와 함께 내렸다. 나는 엉덩이가 반쯤 들렸..
2011.03.04 -
2011년 봄, 양재동, 찬희형
찬희형을 알게된지도 벌써 5년이다. 오랜만에 만나도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항상 편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사람이다. 찬희형과 범수형으로 인해, 범식이로 인해 음악을 접하고 즐길 수 있었고, 덕분에 내 대학 초년 시절을 그간 접할 수 없었던 창조적 의미로 기억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모두 20대 중반에 걸쳐있는 우리. 힘든 시간 속에서도 항상 영감을 주는 사람. 찬희형이다.
2011.03.04 -
스물다섯, 찰칵!
우리집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 나는 종이컵을 물고있다. 2월인데도 봄의 한 중간인듯 따뜻한 날이었다. 스물다섯, 2월 21일.
201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