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체 첸지와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
2011. 10. 18. 23:39ㆍ문화
16세기 이탈리아에 실존했던 방탕한 귀족 프란체스코 첸치의 딸인 베아트리체 첸치(1577-1599)는 절세 미녀로 유명했다. 프란체스코는 베아트리체를 아무도보지 못하게 자기 저택의 어느 방에 가두어 놓았다고 한다. 너무 아름다웠던 그녀는 결국 14살 때 아버지에게 겁탈당하는 비극을 맞게 되고 이후 아버지에게 복수할 날만 기다렸다.
'깊은 복수는 깊은 침묵의 딸이라고' 알피에리가 말한 것 처럼 복수의 기회를 노리다 결국 베아트리체를 불쌍히 여긴 어머니와 오빠, 그리고 그녀에게 반해있던 집사의 도움으로 2년이 지난 어느날 밤 아편으로 아버지를 잠재워서 죽인 후 어머니와 베이트리체는 아버지 시체를 시트로 말아 정원의 무성한 나무 숲에 버린다. 그러나 결국 체포되었고 시의 공무원들이 정당방위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사면을 무시하고 처형을 명했다. 베아트리체는 어머니, 오빠와 함께 모진 고문을 받았는데 비명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견디어 냈다고 한다.
처형 당일 로마의 산 탄젤로교 앞의 광장에 단두대가 설치되고 절세의 미녀를 한 번이라도 보려고 전 이탈리아의 구경꾼이모여들었다. 처형 장면을 보고 있던 귀도 레니는 단두대에 오르기 직전의 베아트리체 첸치를 그렸다. 이후에 <적과 흑>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스탕달은 이 그림을 보고 심장이 뛰고 무릎에 힘이 빠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으며 스탕달은 이 그림을 보고 한 눈에 반해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첸치 일가족' 이란 글을 썼다. 스탕달은 이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데 1개월 이상 걸렸는데, Elevated Mental Disease라고 불리는 이 병은 뛰어난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느끼는 순간적인 압박감이나 정신적인 충격을 일컫는다. 이 증상을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하는데 귀도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는 스탕달 신드롬 이라는 말을 생기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출처 : 네이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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